|
“합의이혼한 내가 양육권
소송을 제기한 까닭…”
엄용수 전처 백경미
눈물 호소
지난 1월26일 구청에 합의이혼서를 제출하고 깨끗하게 남남이 된 줄 알았던
엄용수(47) 백경미(30) 커플. 재혼을 발표한
엄씨에게 백씨가 5월6일 서울가정법원에 ‘양육권 및 재산분할 소송’을 청구하면서
아직 두 사람 사이에 줄다리기가 끝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이혼소송을 취하하고, 양육권과 위자료를 포기한 채 합의이혼에 서명했던
백씨가 뒤늦게 또다른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뭘까
글·김선중<여성동아 리포터>/사진·신석교 기자
엄용수의 결혼(5월23일)을 나흘 앞둔 5월19일 백경미씨는 여의도 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한푼의 위자료도 못받고 억울하게 이혼당한 자신의 처지를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위해 작년 8월27일 이혼소송 당시 증인으로 세우려던 ‘복동이 엄마’라 불리는 이씨를 동반했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줄만한 증언이 담긴 테이프를 준비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음날 여성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부모님, 언니와 동행하여 그간의 말못했던 결혼생활과 자신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고백했다.
“여자가 이혼을 결심할 때는 죽음을 생각할 만큼 최악의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상습적인 구타와 폭언에 견디지 못했던 저는 작년 8월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연예인인 남편이 언론에 의해 곤경에 빠지는 것이 안타까워 곧 소송을 취하했어요. 이혼하고픈 마음이 간절해 이혼소송까지 걸었지만 불행해질 아들 세준이가 떠올라 재결합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반대로 엄용수씨가 ‘이혼소송까지 낸 상황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함께 살면 남들이 우리를 정신병자로 본다’며, 일단 서류상 합의이혼을 한 후 서로 감정이 풀어지면 다시 합치자고 제의했습니다. 그 사람은 병적으로 남을 의식하고, 착해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어요. 10월27일 이혼판결을 받았지만 3개월의 유예기간을 가지고 서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는데, 그사이 그에겐 새로운 여자가 생겼고 저와의 약속을 깨고 1월26일 혼자 구청에 가서 이혼신고를 해버렸습니다.”
백씨는 엄씨가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 그녀로부터 양육권과 위자료권을 빼앗았다고 주장한다. 이혼소송 때문에 법정에 서기를 극도로 꺼려했던 엄씨는 백씨의 친정부모를 찾아가 눈물로 애원하여 그녀로 하여금 소송취하를 하게끔 만든 후, 양육권 및 위자료권 포기각서를 쓰라고 설득했다는 것이다. ‘결코 이혼만은 안하겠다. 이혼을 막으려면 장인, 장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던 엄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기에 딸을 설득했다는 친정부모. 청천벽력 같은 엄용수의 재혼소식에 백씨의 부모는 ‘아무리 남편이 폭언과 폭행을 한다 해도 참고 살라’며 다독거린 자신들이 원망스럽다며 옛 사위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사위가 그렇게 무섭고 이중적인 사람인 줄 몰랐어요. 제게 전화를 걸어 경미와 다시 합치기를 원한다고 말하던 지난 4월에도 이미 재혼할 여자와 동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절대로 이혼을 않겠다던 그 사람 말을 굳게 믿었었는데…. 경미가 아무리 남편의 의처증과 구타를 호소해와도 못 들은 척했지만 이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결합을 위해 여태껏 공개하지 않았던 그 사람이 가한 폭행 진단서도 이젠 법적 자료로 내놓겠습니다.” 어느새 눈물이 글썽글썽해진 백씨의 부모는 사위의 주먹다짐 후 딸이 받아놓았다던 병원진단서 두 장을 주섬주섬 꺼냈다. 턱인대 손상과 타박상으로 인한 전치 2주의 진단서였다.
두달 후 법정에서 시비 가려질 듯
백씨는 5월6일 서울가정법원에 제출한 양육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위자료 5억원, 양육권 및 매달 50만원의 양육비를 요구했다. 위자료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아들 세준이(9)에 대한 양육권은 꼭 찾겠다는 것이 그녀의 굳은 결심이다.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아들과 통화를 원했지만 당시 동거에 들어갔던 시옥희씨는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집까지 찾아갔지만 분명 인기척이 있었음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제 처지가 너무 서러워 곧 자리를 떴기에 엄용수씨가 부른 경찰을 피할 수 있었지만… 아들을 찾아온 모정을 그렇게 박대할 수 있는 겁니까? 합의이혼을 애원할 땐 아들을 언제든지 만나게 해준다고 달콤하게 약속했던 그가 말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날 하루전에 학교로 찾아가 세준이를 만나는 방법을 썼습니다. 엄마를 만나면 아빠가 때린다며 집에 가게 해달라는 아이를 보고 저는 또한번 놀라고 말았어요. 아들을 버린 비정한 엄마라고 세뇌시켜놓은 그 사람이 어떻게 진정한 아빠라고 할 수 있습니까. 아이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보고 싶어도 참아온 저만 나쁜 여자가 된 것이죠.”
백경미씨는 아들이 보고파 전화를 걸었지만 시옥희씨가 인정사정없이 전화를 끊어버린 내용과 엄마와 살고 싶다고 고백해온 세준이의 음성이 담긴 테이프를 본지에 공개했다. 이 육성 테이프가 법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을 찾고 싶은 마음에 녹음까지 생각해낸 그녀의 모정이 안타까웠다.
“소송을 건 후 2개월의 조정기간을 가진 다음 재판이 열리거든요. 그때 가면 제가 부당하게 당한 이혼의 전말이 판가름날 겁니다. 엄용수씨가 저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말해줄 증인도 있고, 충분한 자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제게 인신공격을 가해와도 아이의 아빠이며 연예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침묵해온 저이지만 이젠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반면 19일 백씨의 기자회견을 전해들은 엄용수도 ‘이제 길은 법적 대응뿐’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백씨가 이혼소송 당시 증인으로 세우려 했던 두 사람에게 입막음으로 자신이 각각 3백만원, 1백만원을 주었다고 선언한 이씨와 김씨에게는 명예훼손, 음해 및 허위사실 유포죄로 검찰에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백씨에게 위자료와 양육권을 인정하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되는 격이라는 엄용수는 훗날 백씨가 재혼을 하지 않고 혼자 어렵게 살아간다면 그때가서 도움을 줄 수 있노라고 덧붙인다.
‘부부싸움 중 가볍게 뺨을 때린 적이 있다(엄)’ ‘주먹과 발로 인정사정없이 구타했다(백)’ ‘늦은 귀가와 간통을 일삼았다(엄)’ ‘심각한 의처증과 변태증세를 보여 괴롭혔다(백)’ ‘자발적인 합의이혼을 했다(엄)’ ‘언제까지 기다릴 테니 합의이혼을 해달라 애원했다(백)’ 등이 양측의 상반된 주장. 한때 사랑했던 사이였건만 첨예한 감정싸움으로 상처를 주고받는 두 사람을 보며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주기가 내키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아이를 위해, 두 사람 각자의 앞날을 위해 보다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결말을 얻어내길 희망할 뿐.
|